The sheep
- W29xH29xD16 cm
- Mohair yarn, wool, wool yarn, wool thread, linen thread, wire, wood; knitted, wet felted, embroidered, stitched, formed, attached
스톡홀름의 National museum에 들렀다가 새의 시선에서 본 장미밭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는 Märta Måås-Fjetterström의 카펫을 봤다. 아름다운 색감과
도저히 1930년 작업이라고 믿기힘든 감각적인 패턴에 감동받아 이 아티스트와 사랑에 빠졌다. 몇 달 후 견학으로 간 위빙페어에서 이 분 관련 강의가 있길래 신청해서 들었는데,
여성의 사회활동이 쉽지않았던 1919년에 홀로 20명의 솜씨좋은 여성 위버들을 데리고 시골로가서 현재까지 운영되고있는 스튜디오를 오픈했다고 한다. 그 지역에는 누구의 아내,
혹은 엄마가 아닌 ‘위버’라고 적혀있는 묘지를 볼 수 있는데, 본인과 가족들이 얼마나 그 직업을 자랑스럽게 여겼는지 짐작 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설명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그 후 학교도서관에서 이 분의 책을 발견하고 열심히 탐독하던 중,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은 많은 작업들 중 유독 커다란 뿔에 민들레처럼 노란 몸을 가지고있는, 양처럼 보이지만
신화에 나올법한 동물이 그려진 카펫이 내 눈에 들어왔다. 다른 유명한 작업들에 비해 자그마하게 실려있었는데 내겐 퍽 인상적으로 다가왔고 이 양을 모티브로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브제가 된 양이 서 있는 아름다운 스탠드는 학교에서 함께 공부를 하고있고 두달전부터 같은 집에 살고있는 나의 친구 Viola Ferby가 만들어줬다.
Being antisocial
- W40xH26 cm
- Leftover fabric, cotton thread, wool thread; cut, machine stitched, embroidered
여름에 시작한 스웨덴에서의 생활이 가을로 접어든 어느날,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서 가을마다 열리는 Ölands Skördefest 축제를 맞이하여 외부인에게 학교를 오픈했다.
우리는 자연염색과 프린팅수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에 전시를 꾸몄고 과친구들과 조를 이루어 2시간씩 돌아가며 방문객을 맞이했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물밀듯 밀려왔고
낯선 사람들에게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일은 심적으로 지치고 힘들게 다가왔다. 그렇게 한시간 가량이 지나자 갑자기 사람들로부터 숨고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본능적으로 테이블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테이블 아래는 더없이 고요하고 평화롭게 느껴졌다. 그렇게 숨을 고르고 다시 나가려하는데 테이블 아래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이 나를 멈추게했다.
평소라면 눈여겨 볼 일이 없는 사람들의 바지길이나 양말 패턴, 아기띠 밖으로 데롱데롱 삐져나온 아기의 발, 수많은 다리 틈에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있는 개 등 절반만 보이는 광경이
굉장히 유머러스했던 것이다. 그렇게 반쪽짜리 세상을 한참 구경했다. 사람들로부터 피신한 그 날 저녁은 나에게 다른 앵글로 상황을 바라보는 법을 알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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